문득 잊혀져 가는 나의 이야기 하나,
2년 전 여름 내가 누군가와 이별하고 매일 헛헛해할 때,
나는 냉장고 속에서 수분을 잃어가고 있던 Miss 포도를 구조했다.
그녀는 늦게나마 구해줘서 고맙다며
추운 냉장고 속에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랜 시간 냉장고에서 홀로 나를 기다렸을 그녀에게 미안해서-
나는 그런 그녀를 깨끗이 씻어 꽃단장을 시킨다음
Mr. 설탕을 소개시켜주었다.
뜨거운 사랑의 냄비 속에서 후끈한 분위기를 유지하던 그들은...
결국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첫 눈에 반했고
끝끝내 한 병의 포도잼이 되었다.
물론 중간에 한 번 끓었을 때 체에 한 번 거르는 사랑 다툼이 있기도 했지만 (일명 조정기간 ㅋㅋ)
그들은...
다시는 사랑 다툼 따위 하지 않고
그들만의 사랑을 간직하고 싶었는지
내게 진공포장을 주문했고 나는 끓는 물에 잼병을 뒤집어
1분 정도 끓인 뒤, 그들의 영원한 사랑을 진공상태로 만들어주었었다.
(너네가 그 무슨 프랑스 영화 'love me if you there'의 커플 시멘트에 갇히는 걔네냐-_-)
그런 그 커플을 매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보았고
나는 내 지난 사랑도 진공포장한 것 같았다.
모든 슬픈, 즐거운, 나쁜, 좋은 기억도 모두 한 병에-
일하며 누군가를 접대하거나 또는 잠이 올 때 몰래 간식을 먹을 때마다
피식- 웃기도 하고 으르릉=3 '저걸 언제 먹어치우지!!' 어금니를 갈기도 하고...
하지만 끝끝내
나는 그들을 맛보지 못했다.
회사를 떠나며 냉장고 속의 그들도 자유롭게 놓아줬으니까..
그렇게 내 사랑의 기억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0726 밤별 일기>
이상 1년 간 전 직장의 냉장고 속에 거주했던 포도잼 커플이야기 였습니다.
제 동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ㅎㅎ
사랑에 실패했다고 슬퍼하지 말고
지금 냉장고를 뒤져 애타게 당신을 기다리는 과일양을 구해주세요^^
그녀는 달달한 설탕군만 있다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할 겁니다 훗~
물론 이건 과일양의 이야기구요.
이별했을 때 혼자서 진지하게 과일이 부르륵 거품일며 끓고, 녹고, 굳는 그런 과정을 보며
부엌에서 조용히 몇 시간을 보내니
어느 정도 감정도 잘 정화되더라구요~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똑같이...
부글부글 감정이 끓고 녹고 어느 새 뭉글뭉글해진달까...
사랑했던, 싸웠던, 행복했던, 화났던 기억...하나씩 꺼내다보면
어느 새 의도하지 않았던 친인간적 나트륨 추가도 가능하구요~
뭐 눈물샘이 마른 그대라면 어쩔 수 없지만 ㅠ_ㅠ
그래도 불 앞에 있다보면 땀도 나니 역시 가능할 듯! ㅎㅎ
혹시 이별하셨나요..
도무지 뭘해야할지 모르겠다구요..?
오늘은 술드시지 마시고, 뜬 눈으로 지새우지 마시고.. 잼 한 번 만들어보세요^^

내가 자유로울 때, 뭔가에 몰두할 때 가장 나답다.
삶은 어쩌면 가장 '나다운'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오늘도 나는 그 과정 중...





포도아가씨와 설탕쿤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어요~
감성적인 이야기가 더 마음을 따뜻하게하네요~
잼에 담겨있는 이별 극복기~ 좋은글 감사합니다